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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서 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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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umi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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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에서 생활해야 할 때, 제일 어려운건 역시 살아야하는 집을 구하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누군가가 토론토에 오게 되면, 정말 정말 잘 해줄거다. (집도 미리 알아봐주고 한국에 있을 동안 구하지 못하면, 정착할 동안 우리집에서 지내세요. 밥도 해줄거에요.) 집을 구하고 정착하려고 했던 당시에는 진행의 연속이라 고생이라고 잘 느끼지 못했는데, 지나고 보면 어떻게 보냈나 싶을 정도로 고생스러웠던 기억이다. 어쩔 수 없지 하기는 했지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랄까.

처음 와서 살게 된 집의 계약 기간이 끝나서 이사를 가야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워킹비자도 받고 캐나다 드라이브 라이센스도 발급받아서 신분 증명이 쉬운 상태라 집 구하기가 한결 편할 줄 알았다. 처음 집 구할 때는 에어비앤비에서 꾸역꾸역 꾸역꾸역이 맞다 생활 하면서 캐스모라는 유명한 다음 카페가 있는데, 여기서 집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조건에 맞는 집을 만나서 들어가게 되었다. 지금도 그 집에서 글을 쓰는중. 잠깐 그 때 이야기를 해보자면, 토론토에 왔던 첫 해는 겨울이 어찌나 춥고 눈이 많이 오던지 진짜 겨울이란걸 경험해봤다. 날은 춥고 교통비는 비싸서 (지하철, 버스 편도로 3불)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다녔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프레스토라는 버스카드에 자동 충전해두고 한국에서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그때는 되게 비싸게 느껴졌었다. 에어비앤비를 벗어나서 집으로 이사가던 날 신혼집에 들어갈 때 같은 신나는 기분으로 이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집은 Dupont&Lansdowne 지역으로 토론토 다운타운을 기준으로 서쪽이고 Portuguese 동네다. 처음 왔을 때 한국인은 집주인 언니만 있다고 느꼈었다. 지금은 한, 두 커플이 어쩌다 한번씩 보이는 정도. 처음엔 이곳이라면 영어가 빨리 늘 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했었으나 (웃음) 여기는 지어진지는 3,4년 된 것 같고, 2Beds&2Baths에 1800cad로 아주 좋은 가격으로 살았다. 그 때는 1800불도 엄청난 월세라고 생각했지만, 이 가격은 너무 괜찮았다는걸 이제야 알았다. 이 집은 서향이고 근처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석양이 예술이다. 집에서 찍은 하늘과 노을 사진이 얼마나 많던지 종종 꺼내보고 있다. 일 년동안 뷰맛집에서 잘 살았다.

두 번째 집을 구할 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캐스모라는 카페에서 리얼터들이 올려주는 리스트들을 보기도 하고, 키지지라는 사이트도 계속 보고 연락도 해보고 했었다. 결론적으로는 둘 다 실패하고, 리얼터라는 사이트에서 집을 찾고 리얼터님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집에 이르게 되었다. 처음에 캐스모에서 호기롭게 글을 올렸더니 리얼터님들이 댓글을 엄청 달았었다. 그 중에 마음 가는 분 세분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A, B, C라고 칭해보겠다. A님은 통화하는대도 마음이 불편해서 B님과 연결이 되어 바로 다음날 두 개의 집을 보게 되었다. B님이 어떤 분과 같이 왔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이 오신 분이 A님이셨다. 그 때 봤던 집들이 마냥 마음에 들지는 않아서 다른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A님에게 다른 번호로 전화가 와서는 집 알아보시는거 같은데, 급하게 찾아야 된다고 마음을 엄청 조급하게 하시더니, 이 곳 저 곳 찔러보면 안된다고까지 말하셔서 기분이 엄청 상했었다. 여기서는 리얼터에게 나의 비자와 여권 정보, 임금과 나의 매니저, 회사 연락처 등등 개인정보를 다 알게 된다. 그래서인지 리얼터가 절대로 고객의 정보를 유출하면 안된다고 들었다. B님에게 확인도 했었고. 그런데 A님의 저 말은 B님이 나의 정보를 전부 공유했다는 것이겠지. 내가 연락한 사람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저런식으로 어리석게 영업을 하다니 정말 기분이 나쁘면서도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후에, 키지지 사이트에서 너무나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 그 당시 1월이었는데, 나는 3월부터 이사할 집을 찾고 있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계약기간이 2월까지였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이사하면 손해가 적지 않았다. 여기 월세는 엄청 비싸니까. 연락이 되서 바로 다음날 쇼잉을 할 수 있었는데, 집주인 남자분이 너무 유쾌하고 1bed 1den 이었는데 다른집에 비해 우선 넓었고, 뷰도 탁 트여 있어서 너무 좋았고 완전 새 콘도라 마음이 완전 하트 뿅뿅. 그러나 결론적으로 우리는 3월부터 살고 싶은데, 2월부터 살겠다는 사람 (2/1일이 일주일도 안남은 시점이었는데)이 있어서 우리는 거절 당했다.


그 때 마음에 들었던 집을 거절 당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아 월세 구하는 것도 이렇게 빡쎘는데 나중에 집은 어떻게 사. 한국이 편하다. 아주 여러모로.) 캐스모에서 댓글 달아주셨던 다른 리얼터 분께 연락을 드렸다. 바로 통화하면서 사정 설명했고 같이 찾아보자고 하셨다. 통화로는 넘나 마음이 열리는 분이라 모든 설명 전화로 바로 다 오픈함. 그리고 두 군데 정도 쇼잉을 하러 갔다. 한 곳은 Parliament 라인의 완전 다운타운인 곳인데, 그 곳 역시 새 집이고 위치가 좋았는데 좀 좁은 감이 있었다. 오히려 덴이 좀 커서 덴을 침실로 쓰고 큰 방을 주로 생활하는 공간으로 쓸까 생각했는데 부엌이 너무 좁았다. 그래도 나는 채광이 좋고 새 집이라 이 집이 마음에 들었음. 그리고 다른 곳도 역시 다운타운이고 로저스 센터 근처 였는데, 몇 년 된 곳이고 무엇보다 내부가 엄청 넓고 10명은 앉아도 될만큼 큰 아일랜드 식탁이 있었다. 남편이는 여기가 마음이 쏙 든다 했다. 그러나 결국 내 마음대로 고고. 팔리아먼트에 지원서 넣어달라했고 리얼터님이 넣어주심. 다음날 그럼에도 또 리얼터 사이트 기웃기웃. 그러다가 저번에 완전 마음에 들었으나 거절당한 콘도의 25층 집이 나온것. 게다가 외국인도 환영이라해서 리얼터님한테 바로 연락해서 바꿀수 있냐 했지만, 오퍼 넣고 24시간 동안 기다리는게 좋다고 하셨다. 그쪽에서 그리고 오케이 하면 그집으로 가야한다고 하셨고.. 마음이 완전 쿵쾅쿵쾅. 근데 그 쪽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 정보를 더 요구했다 한다. 근데 내가 다른집이 마음에 든다 하니 리얼터님이 줄 정보 없다고 해주시겠다 하면 아마 거절할거라고 하지만 혹시 모르니 기다려보자고 하셨고, 하루를 열심히 대기탔다. 결국 거절당했고 (거절 당하고 기쁜건 난생 처음) 마음에 들었던 콘도 바로 쇼잉하고 지원했다.

현재 집 위치는 Cabbage town 근처인데 아슬아슬하게 다운타운에 걸치는 영역인듯하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이튼센터 있고, 다른쪽 20분 거리에 디스트릭스 있다. 아쉬운 점은 그 때 봤던 집이랑 크기 구조는 똑같은데 뷰가 반대쪽이라 건너편 콘도가 뷰를 막는다는 것. 그래도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계약했지 뭐야. 깨끗하고 1+1인데 다른집에 비해 넓고, 히팅+에어컨 포함, 글고 발코니가 짱 넓다. 여기에 고기 구워먹는 그릴이랑 테이블 의자 세트 구비해놔서 여름에 커피도 마시고 고기두 구워먹고 아주 알차게 사용했다.

다행스럽게도 집주인 분이 너무 좋으셨고 지금까지도 관계가 너무 좋다. 캐나다에서 나는 진짜 친절한 사람 많이 만남. 캐나다 사람 최고 친절함. 아 집주인 만날 때 계약하면서 1년치 체크를 전달해줘야해서 은행가서 체크를 신청했다. 얼만지 기억 안나는데 체크를 신청하면 30장인가 묶음을 주는데 이것도 30불인가 50불인가 돈 내고 받을 수 있다. 걸리는 시간도 일주일. 캐나다는 아직도 아날로그 적인게 아주 많은데 나는 왜 계좌이체를 안쓰고 체크를 쓰나 이해가 안되는 점이지만 이게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나.

그리고 3월보다 15일 일찍 2/15일에 이 집으로 이사왔다. 이사도 난리도 아니었는데, 미리 엘레베이터 부킹을 하지 않음 점이 아주 모든 원흉의 근원이었지. 꼭 이사가기전에 1,2주 전에 미리미리 하시길. 그 이후로는 이케아 3,4번 가서 물건 사고 배송하고. 집에 이미 큰 물건들 냉장고랑 아일랜드 식탁, 하이라이터, 전자레인지, 세탁기 건조기, 옷장은 기본으로 있어서 신혼 살림 살 때처럼 가전에 돈 쓸 일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크게 크게 침대 매트리스, 소파, 책상 정도 + 그 외 정도라서 3000불 정도 안에 해결 했던 것 같다. 이번엔 새롭게 다 준비한거라 재밌었다. 신혼집 들어갈 때 샀던 예쁜 쓰레기들을 사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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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때쯤에도 코로나 소식이 있었지만, 이런 사태가 될 줄은 몰랐지. 안 그래도 재택근무이긴 했지만, 더 나갈 일이 적어졌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집으로 와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오래 이어졌다. 집의 소중함이란. 아무튼 타지에서 사는것이 참 쉽지가 않은데, 주절 주절 쓴 글이지만 누군가 참고해주면 좋을 듯 하다. 질문도 언제든지 보내주세요.